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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살 동현이가 찍은 사진 속 이야기Life/family 2010. 3. 24.
그 순간 동현이 손에 드디어 똑딱이 카메라가 쥐어졌다. 6살 동현이가 뷰파이더 속에 비치는 사진들은 매우 흥미로웠고 사진을 통해서 녀석의 마음을 들여다볼 수 있었다.
카메라로 가장 먼저 촬영한 것은 바로 셀프 사진이었다. 자신의 모습이 어떻게 비춰지는지 궁금했던 것이다. 초점이 맞지 않아도 사진이 짤려도 흔들려도 자신의 얼굴이 찍혀 나오는 것만으로도 무척 좋아했다. 한마디로 셔터를 누르면 찍히는 자체가 좋은 것이다.
셀프 사진을 찍은 것은 카메라가 어떻게 찍히는가 확인하는 단계로 생각된다. 어느 정도 카메라 찍히는지 알고 난 후 집안 구석 구석 돌아다니면서 사진을 찍기 시작한다. 그 첫번째 대상이 엄마다. 자신에게 있어서 엄마의 존재가 어떻한지 보여주는 대목이다. 엄마가 식사 준비를 하는 모습을 찍었는데 사진을 잘 찍는 것보다 사랑하는 엄마가 어떻게 보이는지를 가장 궁금하게 생각된 것 같다. '역시 엄마가 최고야....' 이런 마음으로 찍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그 다음이 누나가 쉬고 있는 모습을 찍었다. 말이 서로 통하고 현재 가장 많이 접촉하고 있는 누나는 뷰파이더에 어떻게 비칠까 궁금했나보다. 막내 동현이는 플레시를 터트려 사진을 찍었다. 자세히보면 의도적으로 플레시를 터트려 놀래켜 주려는 계산이 깔려 있다.
가족 식구들을 찍고 난 후 시선을 돌린 것은 스케치북과 그림책 그리고 자기 책상이다. 집 안의 풍경을 카메라로 어떻게 찍히는지 궁금했던 것 같다. 요새 한글을 배우고 있는 동현이는 한글이 어떻게 생겼는지 카메라로 찍어 보면서 자기만의 생각을 했을 것으로 보여진다.
안 방에서 옷을 갈아 입고 있는데 동현이에게 테러를 당했다. 카메라를 들고 있는 줄은 알았는데 이렇게 찍힐 줄은 몰랐다. 남자인 아빠의 몸이 어떻게 생겼는지 보고 싶었던 같다. 잠깐이지만 6살 동현이가 찍은 사진을 통해 심리 발달 상태를 확일 할 수 있었으며 자신 >엄마 > 누나 > 동생 > 아빠 순으로 사진을 찍었다는 것도 관심 깊게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아름다운 사진을 찍는 것도 좋지만 가끔 아이들에게 카메라를 손에 쥐어 주어 마음대로 찍어보라고 한다. 아들이 찍어내는 사진 속에도 이유가 있으며 사진을 통해 아이의 심리적 상태가 어떠하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알 수 있다. 호기심이 많은 성장기 어린이에게 카메라는 좋은 교육 교재이며 세상이 어떻게 보이는 알 수 있는 도구로써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게 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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