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도민이 절대 버려서는 안될 것 - 삼무, 조냥정신
    Monologue 2009. 12. 9.
    바람, 여자, 돌이 많은 섬이라서 삼다도(三多島)라 제주도의 또 다른 명칭으로 불리고 있다. 삼다도는 제주도 환경을 상징적으로 함축하여 표현한 의미를 지니고 있으며 제주도를 찾아 오는 손님들이 가장 먼저 확인하는 것이 바람, 여자, 돌이다.

    제주도 섬이란 특수성 때문에 오랜세월동안 척박한 환경에서 살아 남기 위해 전통적으로 내려오는 아름다운 삶의 철학이 있다. '도적이 없고(도무·盜無)', '거지가 없으며(걸무·乞無)', '대문이 없다(대문무·大門無)'는 제주도민의 삼무정신으로 알려져 있으며 제주 도민의 자랑스런 정신으로 내려오고 있다.



    삼다는 지리·역사적으로 부딪힌느 제주도민의 실정이라 한다면, 삼무는 어려운 실정을 받아들이면서 억척스레 살아가는 제주도민의 생활 방식이요, 긍지 높은 제주도민의 도민성이라 할 수 있다.



    제주도에는 조냥정신이란 것이 있는데 조냥은 제주도 방언으로 절약이란 뜻이다. 어머니가 밥을 지으러 나가면 우선 쌀독으로 간다. 그러면 그 쌀독에서 바가지로 쌀을 뜬 다음, 그 바가지에서 쌀 한 줌을 떠서 다른 항아리에 비축하는 것이다. 그리고 나서 추수한 것을 겨우내 먹고 나면 봄철이 되면 먹을 것이 없게 된다.

    적어도 보리 추수를 할 때까지는 먹을 것이 없게 된다. 이때를 보릿고개라고 하는데 그렇게 비축해 두었던 쌀을 그 때에 먹는 것이다. 그런 어머니들의 모습을 보고 자라난 아이들은 나중에 어른이 되어 곡식이 바닥나는 춘궁기를 그런 지혜로 넘긴다는 의미에서 조냥정신의 시초가 되었다.

    풍족한 자연 환경이 아닌 제주도에서 조냥 정신은 삶의 여러 곳에서 나타난다. 위 사진에서 아낙네 등에 짊어진 물통을 물허벅이라 부르는데 물 한방울도 흘리지 않게 하기 위해 물허벅이 디자인이 되어 있다. 내가 어릴때만해도 밥 한톨이라도 밥상에서 흘리면 아버님 혹은 어른들에게 혼나곤 했다. 하지만 요새 누가 밥 한톨 흘린다고 혼내는 사람이 있는가... 오히려 혼내는 사람을 이상하게 생각하는 현실이 도래할 정도로 풍족한 생활을 하고 있다.

    전통적으로 내려오는 아름다운 고장의 정신문화는 우리가 앞으로 살아가는 방향을 제시하고 있으며 계승할 필요가 있다. 고장의 정신문화는 그 어떤 정신과 철학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가슴에 깊이 느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왜냐하면 나의 아버지, 할아버지, 증조할아버지... 선조의 값진 경험을 바탕으로 전해져 내려오는 성전과도 같기 때문이다. 서양철학, 동양철학을 배우기 이전에 고장의 정신 철학을 먼저 익히는 것이 교육에 있어서 우선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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