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의 14단계 - 구사오작위((九寫五作慰)
    Life/knowledge 2009. 10. 18.

    사진의 14단계 - 구사오작위((九寫五作慰) 


    바둑이나 무술이 수 많은 등급을 거쳐 입신(入神)의 경지에 이르듯, 사진도 신선(神仙)의 도(道)에 이르듯 사진도 구사오작위(九寫五作慰)의 14단계를 거친다는 출저 미상으로 알려진 이야기가 있다. 카메라를 잡고 한창 사진 생활을 하던 중 구사오작위의 14단계 이야기를 접했을 때 사진 생활에 관해 진지하게 바라보게 되었으며 앞으로 어떻게 사진 생활을 해야할지 분명한 획을 긋게 되었다.




    1. 사졸(寫卒)
    행동, 태도 모두 치졸함을 벗어나지 못한 초보의 단계.
    카메라를 든 것 만으로 사진가인체 하다가 피사체가 좋지 않는 날은 술에 취해 고성방가 하는 것으로 화풀이를 한다.

    2. 사사(寫肆)
    사사(寫士) 아닌 방자할 사(肆)자가 붙는 단계.
    쿠울(COOL)을 한 두 번 해본 경험만으로 사진에 대해 모르는게 없는 듯 기고만장해 있다.
    허풍이 세어지기 시작하는 것도 이때쯤 일껄???

    3. 사마(寫麻)
    이때부터 더 좋은 카메라를 찾아 다니기 시작하며 홍역을 앓듯 밤이나 낮이나 프레임이 눈 앞에 어른거리고 업글병이 생기기 시작하며 주말에 출사를 못하면 한 주 내내 끙끙 앓는다.
    아내의 바가지도 불사/친구,친지의 결혼식 불사/결근도 불사, 오직 사진 찍으러!

    4. 사상(寫孀)
    과부상(孀). 드디어 아내는 주말과부=필수, 주중과부=선택이 된다.
    업글병이 최고조에 다달으며 각종 카드 및 마이너스 통장까지도 등장하기 시작하여 직장이나 가정생활이 제대로 될리 만무..... 집에 쌀이 있는지, 자식이 대학에 붙었는지, 아내가 이혼소송을 했는지 어쨌는지….

    5. 사포(寫怖)
    공포를 느끼고 절제를 시작한다.
    사진이 인생을 망칠지 모른다는 생각에 카메라를 접어둔다. 아내와 자식들은 "돌아온 아빠"를 기쁨 반, 우려 반으로 반긴다.

    6. 사차(寫且)
    인생을 망칠 지 모른다는 공포로 멀리했던 카메라를 다시 찾는 단계.
    행동이나 태도가 한결 성숙해져 카메라는 세월을 찍는 도구가 된다. 그러나 세월을 찍어 남기기에는 아직 역부족.....

    7. 사궁(寫窮)
    다할 궁(窮). 사진을 통해서 도를 닦을 수 있는 수준의 단계.
    사진을 통해 삶의 진리를 하나, 둘 깨닫기 시작한다. 초보 사진의 때를 완전히 벗어 버리는 것도 이 때.

    8. 남작(藍作)
    인생을 담고 세월을 품는 넉넉한 바구니가 가슴에 있다.
    펼쳐진 자연 앞에 한 없는 겸허함을 느낀다. 술을 즐기되 결코 취하지 않으며 사람과 쉽게 친하되 경망해지지 않는다.

    9. 자작(慈作)
    마음에 자비의 싹이 튼다.
    거짓없는 자연과 한 몸이 된다. 찍은 사진을 모든이들과 함께 공유하면서 자기 자신까지 방생할 수 있다.
    욕심이 사라지고 인생의 희로애락이 카메라를 타고 전해온다.

    10.백작(百作)
    마음 안에 백 사람의 어른을 만든다.
    아직도 참으로 배울 것이 많으니, 인생의 지혜를 하나 하나 깨우치는 기쁨에 세월의 흐름을 알지 못한다. 자연도 세월도 한 몸이 된다.

    11.후작(厚作)
    마음 안에 두터운 믿음을 만드는 단계.
    사진의 도(道)의 깊이가 상당한 수준에 이르지만 결코 지혜를 가벼이 드러내지 않으며, 몸가짐 하나에도 연륜과 무게가 엿보인다.

    12.공작(空作)
    모든 것을 다 비우는 무아의 지경.
    이쯤 되면 이미 입신의 경지에 거의 도달한 상태. 지나온 사진 인생을 무심한 미소로 돌아 보며 신선이 되는 때를 기다린다.

    13.사선(寫仙)
    수많은 사진의 희로애락을 겪은 후에 드디어 입신의 경지에 이르니, 이는 도인이나 신선이 됨을 뜻한다.
    카메라를 드리우면 어느 곳이나 무릉도원이요, 카메라를 집어 넣으면 어느 곳이나 삶의 안식처가 된다.

    14. 사성(寫聖)
    사진과 자연이 엮어내는 기본원리를 터득하고, 그 순결함에 즐거워 한다.
    간혹 사진을 찍고 싶을 경우에는 비록 카메라가 없어도, 필름이나 메모리가 없어도 눈만으로 아름다운 세상을 담고 마음속에 한 장 한 장 새겨가며 즐거워한다....


    결국 사진의 노예가 되기 보다는 자신의 생활 속에 사진이 자연스럽게 스며들면서 행복함을 추구하는 것이 정답인 것 같다. 아무것도 없는 자신에서 또 다른 세상을 보여주는 카메라를 두고 흔들리지 않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사진은 유일하게 시간을 정지하여 영원히 간직할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이기 때문이다.

    세상은 마음 먹기에 달려 있다고는 하지만 세상에서 가장 먹기 힘든 것이 바로 마음이다. 인간이기에 실수를 할 수 있으며 그 실수들을 통하여 보다 성숙되고 지혜로운 마음의 자세를 갖게 되므로써 자신을 찾아가는 과정이 바로 인간사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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